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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학수·쿠동원 없는 KT라니’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지만, 또 한 명의 ‘가족’과의 이별은 언제나 가슴 아프다

등급아이콘 레벨아이콘 관리자 0 510 2025.08.03 09:00

[SPORTALKOREA] 한휘 기자= 실력으로 증명해야 하는 프로의 세계는 냉정한 법이다. 그럼에도 동고동락한 ‘가족’을 떠나보내는 것은 언제나 가슴 아픈 일이다.

KT 위즈는 지난 2일 KBO에 멜 로하스 주니어의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 아울러 새 외국인 타자로 앤드류 스티븐슨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승부수’다. 로하스는 한국 무대에서 더 검증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훌륭한 성적을 보인 ‘레전드’ 외국인 타자다. 올 시즌 부진에 시달리고 있으나 반등을 기대할 여지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KT는 로하스가 한계에 봉착했다고 보고 가을야구를 위해 결별을 택했다.

올 시즌 로하스의 성적은 95경기 타율 0.239 14홈런 43타점 OPS 0.759다. 부진이 길어지며 2군에도 다녀왔으나 7월에도 타율 0.186(59타수 11안타) 5홈런 11타점 OPS 0.782로 그리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냉정히 말해 방출당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안타까움이 앞서는 것은, 로하스가 단순히 한 명의 외국인 선수를 넘어 오랜 기간 KT와 동고동락한 ‘가족’이기 때문일 것이다.

로하스는 2017시즌 도중 방출당한 조니 모넬을 대신해 수원에 도착했다. 미국에서의 경력이 일천한 27세의 젊은 선수였다. 크게 기대하는 팬들은 많지 않았지만, 로하스는 첫 해 83경기에서 홈런 18개를 때려내며 이름 석 자를 알리고 재계약에도 성공했다.

로하스의 전성시대는 이제 시작이었다. 2018시즌 43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KBO리그 중견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했다. 공수 모두 출중했음에도 골든글러브를 받지 못해 엄청난 논란이 발생했을 정도로 로하스의 파급력은 컸다.

2019년에도 녹슬지 않은 활약을 펼친 로하스는 2020년 리그의 ‘지배자’로 발돋움했다. 타율 0.349 47홈런 135타점 OPS 1.097을 기록하며 홈런과 타점, 득점(116득점), 장타율(0.680), OPS 등 5개 부문 1위에 올랐다. 골든글러브와 MVP도 당연히 로하스의 몫이었다.

KT에 창단 첫 포스트시즌을 선사한 로하스는 일본프로야구(NPB) 도전에 나섰으나 처절한 실패를 맛봤고, 멕시코 무대를 거쳐 2024시즌을 앞두고 정든 KT에 돌아왔다. 어느새 34세의 베테랑이 됐으나 타율 0.329 32홈런 112타점 OPS 0.989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이며 다시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특히 10월 1일 SSG 랜더스와의 5위 결정전에서 홈런 2개로 4타점을 올렸고, 특히 8회 말 김광현을 상대로 결승 역전 스리런 홈런을 작렬하며 수원을 전율케 했다. 로하스 덕에 KT는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KT 역사에 길이 남을 홈런이었다.

올해는 부진한 와중에도 타이론 우즈(전 두산 베어스)를 넘어 KBO리그 외국인 타자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했지만, 결국 통산 750경기 타율 0.313 900안타 178홈런 564타점 OPS 0.959의 성적을 남기고 팀을 떠나게 됐다.

로하스는 단순 성적 이상의 가치가 있는 선수였다. 동료 선수들은 물론이고 이강철 감독과도 특유의 ‘케미’를 보유했을 정도로 친화력이 좋았다. 팬 서비스도 뛰어났다. KT 사랑이 지극해 ‘노학수’라는 한국 이름을 본뜬 별명도 생겼다. 6년 동안 잊을 수 없는 발걸음을 남겼다.

공교롭게도 올해 KT는 로하스 말고도 다른 ‘장수 외국인’과 헤어진 바 있다. 지난 7월 11일 웨이버 공시된 윌리엄 쿠에바스다. 쿠에바스는 7시즌 통산 149경기 55승 45패 평균자책점 3.93 704탈삼진의 기록을 남기고 KT를 떠났다.

쿠에바스 역시 2021년 정규시즌 1위 결정전에서의 초인적인 호투로 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쓴 이력이 있다. ‘쿠동원’이라는 별명도 이때 나온 것이다. 본인이 직접 “항상 행복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로하스와 쿠에바스 모두 선수 한 명을 넘어 KT의 가족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런 선수들이 올해 나란히 팀을 떠났다. 성적이 좋지 않으니 피할 수 없는 결말이었겠지만, 가슴 한켠이 아려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사진=KT 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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