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배럴당 100달러 눈앞…K해운, '연료비 부담' 다시 확대

[서울=뉴시스]김민성 기자 =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하면서 국내 해운업계의 연료비 부담이 다시 커지고 있다.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선박연료유 가격도 빠르게 오르는 데다 호르무즈 해협 등 주요 항로의 운항 불확실성까지 확대되고 있다.
물론 중동 지역의 군사 해상운임 상승은 선사 실적에 긍정적이지만 고유가와 항로 차질에 따른 비용 증가가 수익성을 제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외신과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현지 시간) 런던 ICE 선물거래소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전장 대비 0.92달러(0.95%) 오른 배럴당 97.92달러를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배럴당 94달러를 넘어섰다.
지난 8일 기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93.03달러로, 전장보다 1.55달러(1.69%) 올랐다.
최근 중동 지역에서 에너지 시설과 유조선 등을 둘러싼 공격이 잇따르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국제유가는 전날까지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해운업계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선박연료유 가격이다.
글로벌 정유시설 가동 차질과 중동 지역 공급 감소가 겹치면서 선박에 사용되는 연료유 공급도 빠듯해지고 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등 주요 벙커링 거점의 연료유 재고는 계절 평균보다 약 30%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에 주로 사용되는 저유황유(VLSFO)의 싱가포르 가격은 지난 7일 톤당 84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770.5달러와 비교하면 열흘여 만에 9% 이상 오른 수치다.
특히 중동 분쟁이 본격화된 이후 싱가포르 VLSFO 가격 상승률은 국제유가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
정유사들이 마진이 높은 휘발유와 경유 생산을 확대하는 대신 연료유 생산을 줄이면서 공급 부족 우려까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운업계 입장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선박 공급이 줄어들 경우 컨테이너 운임 상승으로 이어져 선사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운임 상승으로 유류비 부담을 상쇄할 수 있으나, 국제유가 상승세가 장기화하면 운임 상승으로 얻는 이익을 연료비가 다시 잠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특히 중동 지역 분쟁이 격화해 우회 운항까지 확대되면 연료 사용량 자체가 늘어난다는 점도 부담이다.
해운업체들은 고유가에 대응해 선박 운항 속도와 항로를 조정하는 등 연료비 최적화와 선대 운영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유류비를 방어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성수기가 예년보다 빠른 2분기 말부터 시작된 탓에 운임이 이른 시점에 올라 유류비 부담을 그나마 덜 수 있었다"며 "다만 중동 지역 긴장이 장기화할 경우 해상운임뿐 아니라 선박연료 가격과 주요 항로의 통항 상황이 하반기 선사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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