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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은 '푸드 AI'로 신제품 내는데…중소는 "데이터도 없다"

등급아이콘 레벨아이콘 관리자 0 17 15:00

주요 식품 대기업 AI 활용사례/그래픽=김현정
식품 대기업이 인공지능(AI)으로 신제품을 만들고 업무 시간을 10분의 1로 줄이는 등 업무 전반에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반면 중소 식품업체는 AI가 학습할 데이터를 쌓을 기반조차 부족해 디지털 격차가 AI 격차로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지난해 식품·음료 제조업체 32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AI·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 등 디지털 기술이 활용되는 공정 비중은 약 6.2%로 나타났다. 공정의 평균 자동화율도 56.1%로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에 그쳤다.

자동화 격차가 데이터 격차로 이어지고 다시 AI 활용 능력의 차이로 벌어지고 있단 지적이다. 지난 6월 한성숙 당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현 국무총리)은 "전체 식품 제조 기업 가운데 스마트 공장 지원을 받는 곳은 16%에 불과하고 AI 도입 비중도 0.9% 정도"라며 "다른 주요 제조업종에 비해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AI로 생산량과 품질을 예측하고 공정을 최적화하려면 설비 가동시간부터 온도·불량률·원료 상태까지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데이터로 축적해야 한다. 원료의 산지와 계절, 온·습도 등에 따라 생산 조건이 달라지는 식품산업의 특성까지 고려하면 생산정보를 디지털화하는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대기업은 이미 제품 개발부터 해외시장 공략까지 AI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소비자 반응과 식품 트렌드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제품 콘셉트와 시장성을 검토하는 자체 플랫폼 '푸드 AI 360'을 구축하고 한국에 이어 미국 사업에도 적용했다. 이를 활용해 개발한 '비비고 연어 스테이크'는 출시 6개월 만에 140만개가 판매됐고 '말차 햇반'도 제품화됐다.

반복 업무를 줄이는데도 AI가 쓰인다. 롯데칠성음료는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글로벌 영업 플랫폼을 구축해 해외 바이어 발굴에 50시간 이상 걸리던 업무를 약 3시간으로 단축했다. 아워홈도 제품 표시 문안 작성부터 온라인몰 상품정보 검증까지 연결하는 AI 기반 식품 표시정보 통합관리 솔루션을 도입했다.

반면 중소 식품기업은 AI 투자를 결정하는 것부터 쉽지 않다. KREI 조사에서 향후 10년 안에 신기술을 도입할 의향이 없다는 응답은 종사자 5명 미만 업체에서 47.8%, 50명 이상 업체도 5곳 중 1곳이 투자를 주저했다. 이유로는 투자 대비 수익성 부족이 36.4%로 가장 많았고 자금 부족 27.3%, 설비·신기술 정보 부족 13.6% 등이 뒤를 이었다.

정부가 중소벤처기업부와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의약품안전처 합동으로 'K-푸드 스마트제조혁신 얼라이언스'를 출범했으나 업계 전반의 격차를 좁히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AI 모델을 실제 현장에 적용하기엔 디지털 설비와 전문인력 등 기본적인 인프라부터 아쉬운 실정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대기업은 AI가 실제 업무를 대체하는 단계지만 중소기업들은 데이터를 만드는 기반도 부족하다"며 "자동화 단계에서 벌어진 격차가 AI 경쟁력 차이로 굳어지지 않도록 정부 차원에서 인프라 구축과 인력 양성을 함께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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