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채권 소멸시효 '기계적 연장' 없어진다…예외 연장은 인정키로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연체채권의 반복적·기계적 연장을 막기 위해 최초 소멸시효(연체 5년 이후)가 되면, 시효 완성을 조건으로 금융사에 세제 혜택(대손 인정)을 주는 방안이 조만간 시행된다.
9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자체 규제심사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금융기관채권대손인정업무세칙' 개정안에 대한 안건을 의결했다.
지난 2월 26일 포용적 금융 대전환 2차 회의의 후속 조치로 금융사의 연체채권에 대해 소멸시효 완성을 조건으로 대손을 인정하기 위해 금융기관채권대손인정업무세칙 내 관련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이다. 단 이는 신설·강화 규제로 국무조정실로부터 규제심사 대상에 해당하는 것으로 통보받음에 따라 자체 규제심사위원회를 열게 됐다.
개정안의 핵심은 금융사가 연체채권 소멸시효를 기계적으로 연장하는 관행을 개선하는 것이다.
현재 법인세법상 채권의 손비(비용) 인정은 소멸시효 완성 등 회수 불능이 객관적으로 확정된 시점에 인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금융사에 예외적으로 연체채권을 추정손실로 분류(통상 연체 최소 6개월 이후)한 뒤 금감원에 대손 인정을 신청해 승인받게 되면 시효가 완성되기 전이라도 법인세법상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통상 6개월이 지난 연체채권을 회수 불능 채권으로 분류해 100% 상각 처리하기 때문이다.
다만 약 5년인 소멸시효 기간 도래 전 손비를 인정받으면서도, 그간 시효 도래 시 반복적·기계적으로 시효 연장을 막았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2003년 카드대란 당시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민간 배드뱅크 '상록수'가 20년 넘게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해 최근 논란이 된 것이 대표적인 '소멸시효의 기계적 연장' 관행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금융기관채권대손인정업무세칙 개정에 나섰다. 금융채권 손비 처리 기준은 법인세법상 '금감원장'(금융기관채권대손인정업무세칙상)이 인정한다.
대상 채권은 은행·보험의 경우 5000만 원, 저축은행·여전 등은 3000만 원 이하다. 소액채권이더라도 전체 계좌 수의 90% 이상이 해당할 정도로 광범위하다. 상록수와 같은 대다수 장기 연체채무자에게 모두 적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금융권에선 개정안을 두고 '예외 사항'을 두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변제 능력을 숨기는 등 시효 연장 예외 사항을 두지 않을 경우 부작용이 크다는 논리다.
금감원은 이를 일부 수용했다. 조건부 대손 승인 이후 소멸시효 완성 예정일에 '예외적으로 연장'할 수 있음을 개정안에 추가했다.
다만 금융사별로 '연장 사유'가 다양할 수 있어 금감원은 추후 가이드라인을 통해 추가 안내하기로 했다. 연장 여부 자체를 금융사가 자체 판단하더라도 사실상 금융당국과 사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 계도기간을 부여해달라는 의견도 제기됐으나 '조속한 도입 필요성'을 이유로 수용하지 않았다.
당국은 당초 이달부터 개정안을 시행하려 했으나 규제심사위원회를 거치며 소폭 지연됐다. 추후 국무조정실의 승인을 받으면 곧바로 시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시행 후 불합리한 점이 발생하는지 지속해서 모니터링하는 한편 합리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추가 보완책 등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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