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프리미엄 옛말"… AI가 바꾼 미 청년 고용 지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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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미국 청년 고용시장의 오랜 공식을 바꾸고 있다. AI가 기업의 사무·전문직 업무를 빠르게 대체하면서 대졸 청년들의 취업 문은 좁아졌지만, 건설·제조·서비스 현장에서는 인력이 부족해 고졸 청년들의 취업은 오히려 쉬워졌다. '대학 졸업=안정적인 취업'으로 이어지던 미국 고용시장의 오랜 공식이 AI 기술 발전과 노동시장 수급 변화로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노동시장 싱크탱크 버닝글래스연구소가 미국 노동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22~34세 비대졸자(고졸자)의 실업률은 2003년 이후 최저치에 근접했다. 반면 같은 연령대의 대졸자 실업률은 코로나19 팬데믹과 2007~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를 제외하면 지난 20년 중 가장 나쁜 수준으로 악화했다.
절대적인 실업률만 보면 대졸자의 '취업 프리미엄'은 여전히 유효하다. 25~54세의 경우 대졸자의 최근 12개월 평균 실업률은 2.7%로, 대학에 다녔지만 학위를 취득하지 않은 사람의 3.6%, 고등학교 졸업장만 가진 사람의 4.7%보다 낮았다. 다만 과거와 비교하면 대졸자의 고용 여건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악화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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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변화는 노동시장의 구조적 수급 불균형과 AI 혁명이 맞물린 결과다. 그간 기업들은 신입 대졸자를 채용해 서류 정리, 기초 데이터 분석 등 사무 업무를 맡기며 인재로 육성해 왔다. 하지만 생성형 AI가 등장하자 기업들이 인건비 등 비용 절감을 이유로 이런 일자리를 AI로 대체하면서 대졸자의 취업 문턱이 높아졌다.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나 석박사 등 고학력자들조차 일자리를 찾지 못해 대학원 진학이나 직종 변경을 고민하는 실정이다.
반면 육체노동과 대면 서비스 현장의 사정은 전혀 다르다. 은퇴 인구 증가와 이민 감소로 고숙련 기술자와 현장 인력은 만성적인 부족 상태에 시달린다. AI와 로봇 기술이 물리적 현장 업무까지 완벽히 대체하지 못하는 사이에 건설, 정비, 외식업, 보건의료 등의 분야에서는 비대졸 청년 노동자의 가치가 오히려 폭등했다.
미 노동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음식점, 주점 일자리는 5만9000개가 늘었다. 이는 8월 전체 비농업 신규 고용 16만2000명의 33% 이상에 달하는 수준이다. 반면 대학 졸업자들의 취업 경쟁은 치열해졌다. 미 신시내티대에서 국제경영·운영관리 학사 학위를 받은 자커리 블랙먼은 졸업 전부터 정규직 취업을 위해 70곳에 이력서를 제출했지만, 면접을 본 것은 3건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청년 고용시장의 양극화와 구조 변화가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대학 진학률이 최고 수준에 도달한 상황에서 AI의 업무 대체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개드 레바논 버닝글래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고학력 인구의 공급은 빠르게 늘어나지만, AI 도입으로 이들이 진입할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다"며 "일시적인 현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졸 구직자들은 특정 기업이나 직종만 고집하기보다 눈높이를 낮추고 시야를 넓혀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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